에드워드 윌슨(2013), 이한음 옮김, 『지구의 정복자』, 서울 : (주)사이언스북스, 1판1쇄 2012.11.14. 1판 3쇄 2014.1.2.
2018년 12월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크리스마스 연휴에 진화 생물학의 대가이며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로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개미』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의 『The Social Conquest of Earth』를 번역한 『지구의 정복자』를 읽었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라는 종교와 철학의 핵심 문제로 시작한다. 우리가 언젠가 이 질문들에 답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저자는 아마도 우리는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나도 이 답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에드워드 윌슨은 요즘은 진화심리학으로 명칭이 바뀐 사회생물학이라는 분야응 제창한 학자이다. 현재는 진화심리학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의식적 사고를 조종하는 것은 감정이다. 의식적 사고는 궁극적으로 생존과 번식이라는 목적에 철저하게 매진한다. 저자는 뇌과학만으로 답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과학과 인문학 양쪽에서 훨씬 더 많은 지식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뇌가 어떻게 지금처럼 진화했으며, 왜 그렇게 진화했는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을 일관성 있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고도의 사회성이 대체 왜 존재하며, 생명의 역사에서 왜 그토록 드물게 출현했는가 하는 질문과 고도의 사회성을 존재하게 한 원동력의 정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의문들은 분자 유전학, 신경과학, 진화 생물학에서 고고학, 생태학, 사회심리학, 역사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들에서 얻은 정보들을 종합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
저자는 2부에서 인간이 진화되어온 과정을 살펴본 후 호모 사피엔스가 오늘날과 같이 진화한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육지에 살았다는 것, 둘째는 육상 동물 중 소수만이 갖춘 수준의 큰 몸집이었다는 것, 셋째는 부드럽고 납작한 손가락이 달린 움켜쥘 수 있는 손의 출현을 들고 있다. 육지에서 살았기에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커다란 몸집이 있어서 고등한 추론과 문화를 구축할 만한 뇌를 가졌으며, 사물을 만지작거리는 데서 얻은 감각들을 처리하면서 뇌가 발달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고기를 먹게 되면서 서로 협력하게 되었고 많은 고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진화의 원동력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창조론을 염두에 두고 인간의 진화는 초자연적인 권능을 지닌 이에게조차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성취였다고 말하며, 설계가 아니라 자연선택이었다고 단언한다.
제3부에서는 사회성 곤충이 무척추 동물계 정복자라는 제목으로, 동물계의 사회적 행동 전체를 조망하고 있다. 개미와 진딧물 등의 공생관계, 집을 짓는 개미, 씨앗을 먹는 개미, 잎을 잘게 씹어서 곰팡이를 재배하여 식량을 얻는 개미 등을 소개한다.
제4부에서는 사회성 진화를 일으키는 힘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진사회성은 생명의 역사에서 이루어진 주요 핵심 중 하나였다. 이타적인 분업을 통해 여러 세대가 한 집단을 구성하는 진사회성을 통해 유기체보다 한 단계 높은 생물학적 복잡성을 지난 유기체가 형성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곤충과 척추동물이 동력 비행을 발명한 일에 맞먹을 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장에서 이기적 유전자라는 관점은 진화 생물학에서는 2010년까지 거의 교리로 받아 들여왔다고 한다. 즉, 혈연선택이론이다. 진사회성으로 진화하는 각 단계에 있는 여러 종류의 개미, 벌, 흰개미 등 막시류 등에 대한 연구결과로부터 진사회성으로 진화하게 된 배경을 탐색한다. 곤충에 대한 연구가 이렇게 많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놀라웠다. 혈연선택이론 즉, 포괄 적합도 이론은 혈연이 사회적 행동의 기원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수많은 독자를 확보한 클린튼 리차드 도킨스(Clinton Richard Dawkins)의 이론이다. 저자는 이 이론을 비판하면서 다수준 자연선택이론을 제시한다.
제5부에서는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유전적 진화 과정과 문화적 진화 과정의 결함은 인간 본성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까에 대한 답을 구한다. 먼저 무엇이 인간 본성인가부터 설명하고 있다. 우선 유전자는 아니다. 인간 본성은 유전되는 마음 발달상의 규칙적인 속성들로서 우리 중에 공통된 것을 가리킨다. 그 속성들은 ‘후성 규칙’으로서 머나먼 선사시대에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의 상호작용 즉 유전자-문화 공진화를 통해 형성된 것이다. 근친상간을 회피하는 웨스터마크 효과는 유전자-문화 공진화가 낳은 후성 규칙이다. 두 번째 사례는 색 이름이다. 색깔은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시신경이 분류할 뿐이다. 5부에서는 유전자-문화 공진화 이론을 바탕으로 집단 선택에 의해 진화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문화, 언어, 도덕, 종교, 창작 예술 등에 대해 논한다.
제6부의 제목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다. 과학지식과 기술은 정보가 측정되는 분야에 따라 10-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 우리의 삶은 두 가지 생물학적 법칙에 속박되어 있다. 삶의 모든 실체와 과정이 물리학과 화학의 법칙에 따른다는 것, 삶의 모든 실체와 과정이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한다는 것이다. 모든 사회에서 수다와 험담은 언제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일거리였다.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의도와 신뢰성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헤아리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고도로 적응성을 띤 행동이다.
저자는 우리 미래를 다음과 같이 예측하고 있다. 우리 인간만이 종으로서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정복해온 행성은 저 너머 다른 차원에 있는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 들른 정류장 같은 게 아니다. 우리가 태어난 곳이다. 앞으로도 인류의 유일한 고향인 곳을 파괴하는 일은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도덕 교훈임은 분명하다. HIPPO 즉 주거지 파괴(Habitat destruction), 칩입종(Invasive species), 오염(Pollution), 인구과잉(overPopulation), 과수확(Overhavesting)으로 일어나는 지구 규모의 변화를 완화시켜야 한다.
책 말미에 최재천 교수의 “학문의 정복자, 에드워드 윌슨”이라는 소고가 실려 있다. 에드워드 윌슨 교수가 초청강의자로 나서서 윌리엄 해밀턴의 “혈연선택이론”을 버리고 학문적으로 거의 뇌사상태에 이른 집단선택의 품으로 귀의하겠다고 선언한 현장에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2005년 6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인간행동진화학회 제17회 컨퍼런스에서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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