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트 레온하르트 지음, 전병근 옮김(2018), 『신이 되려는 기술 : 위기의 휴머니티』, 서울: 틔움출판, 초판1쇄: 2018.4.9.
2018년 12월 29일에 미래학자 게르트 레온하르트의 『Technology vs Humanity』를 전병근 씨가 번역한 『신이 되려는 기술 : 위기의 휴머니티』를 읽었다. 옮긴이는 서문에서 “기술 대 휴머니티(Technology vs Humanity)의 선명한 대비야말로 오늘날 세상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큰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어떻게 하면 인간성의 우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앞세운 저자는 현재 인간과 기술의 관계가 위험한 지경에 와있다고 진단하고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책 전체의 맥락에서 저자는 기술자들이 인문학적, 도덕적 소양이 부족한 상태로 기술의 미래 영향이 어떻게 될지를 모르면서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면서, 휴머니티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점을 역자는 한술 더 떠서 Technology vs Humanity 라는 원저의 제목을 ”신이 되려는 기술 : 위기의 휴머니티“로 바꾸어 번역본의 제목으로 내놓고 있다. 기술의 오만함을 강조하고 휴머니티의 위기를 부각시킨 역자의 태도는 약간은 지나친듯하다. 기술자의 한 사람인 나로서는 책을 읽는 동안 약간은 껄끄러움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저자는 모바일화, 자동화부터 로봇에 이르는 10가지 대전환을 소개하고 있다. 디지털화, 모바일화, 스크린화, 탈매개화(disintermediation), 변형(transformation), 지능화, 자동화, 가상화, 예견화(anticipation), 로봇화이다. 10가지 대전환은 마치 철학사에서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사회적 진화의 큰 행보를 대표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기술에 의한 비인간화를 우려한 대상으로 사물인터넷 기술을 들고 있다. 모든 것들이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초연결사회에서 거대한 기계운영시스템이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핵폭탄 개발에 공헌한 것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일반 인공지능, 지구공학, 자율무기체계 배치, 인간 유전자 개량 등을 극도로 위험한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저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모든 것을 삼키는 기술 변화에 직면한 우리는 인간성의 우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는 질문을 던지며, 기술자와 기술관료들이 윤리적 책임을 다른 누군가에게 넘기면 되는 때는 지났다고 말한다. 자동화로 인하여 현재 일자리의 50%가 사라질 것이며, 사물인터넷이 지구 전역에 확산될 때의 거대한 운영시스템은 인간을 지배할 수도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여성의 임신과 출산의 고통을 없애기 위하여 신체 밖의 인공자궁에서 아기를 기르는 일도 발생 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우리 손자가 살아내야 할 삶의 현장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려되기도 한다. 그 애들 인생을 위해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조언해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고, 기술자들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고 있으며, 인류의 위기를 초래하는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그 영향이 파국으로 치닫도록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미래학자가 보는 기술의 발전 모습과 그로 인한 사회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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