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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일(2016), 『명리 인문학』을 읽다.

아진돌 2023. 1. 24. 18:07

전형일(2016), 『명리 인문학』, 서울: 알렙, 1판1쇄 2016.12.15.

 

2013년 1월 21일에 명리학에 관한 관점을 들여다보고자 도서관에서 빌려온 이 책을 읽었다. 저자는 경제부 기자여서 그런지 글을 매끄럽게 잘 쓰신다. 원광대학교에서 『동중서의 음양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분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그동안 구체적인 지식이나 논리없이 점이나 사주팔자로 통칭되는 명리학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이해를 돕고자 하는 자그마한 바람이 있었다”라고 집필 의도를 제시하고 있다.

 

사주 명리학에 관한 학계의 연구 결과들을 잘 정리해 준 책이다. 명리학의 개요부터, 음양론, 오행론, 천간, 지지, 60갑자, 24절기 등 기초 이론들과 대운, 삼재, 궁합, 신살론 등을 비교적 학계의 연구 결과를 반영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16장부터는 관상학, 성명학, 풍수지리, 주역 등을 소개하고 있고, 제20장에서는 육신, 격국, 용신 등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윤달에 대한 설명과 신살론은 잘 정리되어 있다.

 

명리학은 정해진 명(命)이 100%라고 하지 않으며. 70%의 주어진 명에 환경과 개인의 노력에 의해 명은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며 결정론적 관점보다는 자유의지에 의해 미래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나 역시 그동안 궁금했던 대운에 관한 언급도 있다. 저자는 대운이 10년인 까닭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하며,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수명은 120세이다. 이 120년을 1년으로 축소하면, 1년은 12개월이 되고 120년을 다시 12로 나누면 10년이 된다는 설명이 그나마 논리적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어느 분의 연구 결과인지 몰라도 조금 어색한 논리이다.

 

전체적으로 사주명리학과 관련된 인접 학문의 지식까지 포함하여 사주명리학의 주요 개념들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일부 이론들은 월지 격국을 중시하는 고전격국론보다는 적천수 계열의 용신론을 기반으로 기술하고 있는 점은 유념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분들은 입문 공부를 조금 마친 후 정리하는 측면에서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쉬운 점은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스스로를 적극적 무신론자라고 소개하며, 지나치게 반기독교적인 주장을 펼치는 것이 당혹스럽다는 점이다. 프롤로그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면, 신화적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는 노아의 방주에 관한 구약성서의 내용들을 언급하며 ‘소설 같은’이라는 말로 폄하하고 있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 혹시 개정판이라도 낼 기회가 있다면 편협된(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종교관에 관한 내용은 드러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