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2일에 대전 용수사 부설 한밭문화원에서 주관하는 나주 탐방에 참여하여 첫 번째 탐방지로 전남 나주시 반남면 고분로 747(반남면 신촌리 262-1)에 있는 국립나주박물관에 다녀왔다. 용수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대전포교원으로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191(태평동 411-7)에 있다.
국립나주박물관은 2013년 11월에 개관하였다고 한다. 나주시 반남면에 있는 반남고분군 옆에 위치해 있다. 나주시는 전라도 명칭에 들어 있는 전주와 나주의 바로 그 곳으로 예전에 목사가 있던 곳이다. 경상도의 경주, 상주와 같이 시대가 변하여 많이 쇠퇴한 지역이지만, 나주시 반남면은 반남 박씨의 관향이고 반남 박씨 시조묘가 있는 곳이다. 바로 옆의 나주시 남평읍은 남평 문씨의 관향이다. 어머니가 남평 문씨여서 감회가 새로웠다. 이런 유서깊은 곳에 국립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주 박물관은 마한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영산강 유역에는 수 백기의 고분이 남아 있으며, 고분에는 커다란 독널(옹관) 즉, 두 개의 항아리 2개를 붙여 놓은 관이 묻혀 있다고 한다. 상설전시관 중앙에는 커다란 독널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중앙 부분 한쪽에는 독널이 묻혀 있는 고분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도슨트께서 우리 일행을 인도하며, 떡시루처럼 아래 부분에 구멍이 뚤려 있는 토기류와 부엌을 형상화해 놓은 곳과 독널 고분 모형, 옥 목걸이, 금동관, 백제에서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금동 신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대전 선사박물관에서 도슨트로 자원봉사할 때 궁금했던 독널과 관련한 의문이 깔끔하게 해소되었다. 선사박물관에 있는 독널(옹관)은 아주 작아서 사람을 장사지낸 것이라는 점이 말이 안되는 듯 했다. 그런데 이곳 나주 박물관에 와 보니 성인의 시신을 넣고 남을 정도로 큰 항아리 두 개로 구성된 독널을 볼 수 있었고, 마한이 백제로 흡수되는 시점에는 굴식[橫穴式] 돌방무덤 안에 독널이 설치된 양식을 볼 수 있었다. 이 때는 매장 방식도 육탈이 된 뼈들만을 모아 작은 항아리로 만든 독널에 안치한 후 돌방무덤 속에 묻는 형식임을 알았다. 상설 전시장에는 석축으로 만든 돌방무덤 내부에 여러개의 독널이 전시되어 있어서 마한의 독널 매장 방식과 백제의 돌방무덤이 만난 유적을 볼 수 있었다. 두 문화가 융화되는 시점의 유물이 흥미로웠다.
선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시루형 토기와 같은 토기가 마한의 유물로도 전시되어 있었다. 아궁이에서 시루형 토기가 올라가 있는 토기로 물을 끓이고 떡 등을 만들어 먹은 유물들이 부뚜막 모형으로 잘 전시되어 있었다. 마한, 진한, 변한이 있던 삼한시대는 기원전 1세기경에 청동기 문화가 꽃을 피운 문화이다. 신석기 유적 등이 없이 청동기 유적이 대량 발견되는 점을 보면, 기원전 108년에 고조선이 한에 멸망한 후 고조선의 지배층들이 대거 한반도로 이동하여 강 하구 쪽에 정착했다는 가설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국립나주박물관에는 두 분의 도슨트가 계신다고 한다. 50여 명이나 되는 탐방객들을 안내하면서 상설전시장 내에서 중요한 유물들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고마웠다. 이번 탐방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금동관 제작방법 등에 대해 알게 되었다. 구리로 만든 형상에 수은을 바르고 금 가루를 뿌린후 고온으로 구우면 수은이 날라가고 금이 도금된다고 한다. 금동관, 금동 신발 등은 순금으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한밭문화원의 안내자께서도 미리 도슨트 해설을 예약하시고, 특별히 실감콘텐츠 체험관에서 영상 소개물을 볼 수 있는 기회까지 마련해 주셨다. 폭 35m, 높이 3m의 파노라마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대형 영상을 관람할 수 있었다. 나주 신촌리 9호분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었고, 나주에서 출토된 신촌리 9호분 금동신발, 복암리 3호분 금동신발,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들에 관한 영상을 관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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