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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원각조사비

아진돌 2023. 4. 18. 18:50

2023년 4월 16일(일)에 대전 한겨레산악회를 따라 해파랑길 5구간(영덕 구간) 19코스를 걷는 중에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조사리 314에 있는 원각조사비를 둘러 보았다. 비각이 있던 시절의 안내문에 따르면, 이 비는 원래 성도암에 세워져 있었던 것이지만, 폐사 후 매몰되었다가 일제강점기에 발견되었다고 한다. 귀부와 비신으로 구성되었으며 비신의 끝은 모죽임(비의 윗부분 각을 잘라 낸 모양)하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비신을 받치고 있는 거북이 등 모양과 꼬리 모양이 뚜렷하다. 거북이 머리는 많이 손상된 듯하나, 거북이 꼬리가 앙증맞다. 비신을 세운 귀부에는 시멘트로 처리한 흔적도 남아 있고, 귀부를 시멘트 받침대 위에 설치한 것도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불교중앙박물관에만 포항 성도암지(成道庵址) 원각조사탑비(圓覺祖師塔碑)로 소개되어 있다. 1648년 인조 26년에 제작한 것으로 명기되어 있고, 2016년 금석문 탁본 조사보고서를 근거로 탁본이 등재되어 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지금처럼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비각 속에 비치되어 있다. 국가문화유산포탈에도 등재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당연히 지방문화재로도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400여년 전인 조선 인조 때 세워진 비석인데 지방문화재로도 등재되어 있지 않아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포항시에서 세워놓은 안내판에 따르면, 원각조사는 1379년(구려 우왕 5년)에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마을 앞 동해 바다 위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장하고 기특하도다. 태양의 광명이여!”라고 외치면서 깨달음을 얻어 일어났다고 소해하고 있다. 조사는 130년 후에 임진왜란이 일어난다는 것까지 예언하였다고 한다. 특히, 출가 수도한 일이 없으면서도 불법에 통달했으므로, 불자들이 불교 의식으로 화장하고 사리를 상태사(常泰寺)에 봉안하고 원각조사라는 칭호를 부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듯 확실한 기록이 남아 있는 듯한데 관리가 안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조사가 태어난 곳이라 하여 조사리로 부르는 송라면 조사리라는 마을 이름만이 원각조사를 기억하고 있다. 원각조사와 같은 법명인 원각국사(圓覺國師, 1119∼1174)는 고려 명종 때 승려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