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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진주시 월아산 청곡사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3. 11. 14. 19:41

2023년 11월 12일 대전 한밭문화원의 11월 문화탐방에 참여하여 경남 진주시 금산면 월아산로1440번길 138(금산면 갈전리 18)에 있는 월아산 청곡사에 다녀왔다. 청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본사인 해인사(海印寺)의 말사이다. 해인사 홈페이지 말사 소개 글에 따르면 신라 헌강왕 5년(879년)에 연기조사 도선국사께서 창건하였다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진주 남강변에서 푸른 학이 이곳으로 날아와 앉으니 도선국사가 성스러운 기운이 충만한 곳이라 하여 절터를 잡았다고 한다. 학이 찾아온 다리라는 뜻을 가진 사찰 입구의 방학교는 바로 이런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임진왜란(1592) 때 완전히 불타 없어졌던 것을 조선 광해군 4년(1612) 포우대사가 다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업경전, 보광전, 나한전, 선불장, 적묵당, 설선당, 칠성각, 응향각, 환학루, 성보박물관 등이 있다. 청곡사 영산회 괘불탱 (靑谷寺 靈山會 掛佛幀)이 국보로 지정되어 있고, 목조제석천과 대범천 상,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경업전에 모셔진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전체 등 3점이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청곡사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청곡사 표지석과 못난이 돌부처가 있고, 포대화상이 방문객을 환하게 맞아주신다. 조금 올라가면 학이 목욕을 했다는 학영지가 있고 일주문을 지나면 부도전이 있다. 부도전을 지나면 계곡을 건너는 방학교(訪鶴橋)가 있다. 방학교에서 바라보면 누각과 당우들이 일직선으로 배치된 것처럼 보인다. 월아산 청계사라는 현판이 걸려있는 천왕문을 지나는데 사천왕상이 없다. 안타깝게도 사천왕상은 수십년 전에 도난당하여 지금은 없다.
 
천왕문을 지나 학이 항상 날아와 앉던 자리라 하여 환학루라는 현판이 있는 2층 누각을 지나면 대웅전이 바로 보인다. 계단을 오르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대웅전의 모습은 저절로 머리를 숙이게 한다. 대웅전은 전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다포식 건물이다. 광해군(재위 1608∼1623) 때에 다시 지어졌다고 한다. 가운데 칸은 옆의 양쪽 칸보다 다소 간격은 넓으나 공포가 놓인 간격은 가운데 칸과 양 옆칸 모두 같다. 처마를 받치는 활주가 있고 전면의 공포에 비해 후면의 공포는 단순하게 처리되어 있다. 다포식 건물이지만 공포가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다.
 
내부에 모셔진 석가삼존불상은 광해군 7년(1615)에 만들어진 것으로 임진왜란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는 비교적 큰 불상에 속한다. 석가모니불 좌상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문수보살좌상이 우측에는 보현보살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청곡사 대웅전은 경상남도 지방에 남아있는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꼽히고 있다.
 
대웅전 우측에는 명부전 또는 지장전이라 불리는 업경전이 있다. 업경전은 청곡사를 세울 당시 대웅전 옆에 부속 건물로 지었는데 조선말 포우대사가 보수하였다. 업경전은 전면 3칸, 측면 1칸 규모로, 맞배지붕이며 익공식 건물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가 새 날개 모양으로 짠 익공 양식으로 꾸며져 있다. 건물 안쪽 천장은 우물천장이고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10분의 시왕을 모시고 있다. 목조지장보살삼존상과 시왕상 전체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뒤쪽으로는 독성각, 칠석각, 진영각 현판이 갈려 있는 삼성각(?)이 있고 그 좌측에는 특이하게 할매산신각이 있다. 청곡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창건 당시 주지 스님의 현몽으로 할매산신을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연유로 이 고장에서 왕비와 고관대작의 부인 및 딸이 많이 태어난다고 한다.
 
대웅전, 경업전 등 당우들 자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근엄해 보이고 유서깊은 절인데 조금은 어수선한 감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불심이 약한 나만이 느낀 기분일 듯하다. 대웅전 옆에 금색으로 칠한 당우도 유서깊은 고찰의 당우로는 조금 안 어울리는 것 같아 눈에 거슬린다. 아마 관음전으로 쓸 예정인 듯하다. 월아산이 감싸고 있는 형국이라 풍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전면의 공포도 화려하지 않고 수수하게 처리되었지만, 아래 쪽 사진의 뒷면 공포는 더 단순하게 처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