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이문영(2008), 『김삿갓의 지혜』를 읽다.

아진돌 2026. 5. 15. 19:24

이문영(2008) 『김삿갓의 지혜』, 서울: 정민미디어, 초판1쇄 2003. 1. 6.,  초판10쇄 2008.3.13.

2026년 4월 한달 동안에 틈틈히 이문영 작가의  『김삿갓의 지혜』를 읽었다. 이 책은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은 책이라 순서대로 읽을 필요가 없고, 어느 장이나 열어서 읽을 수 있다. 지난 2023년에는 개정판이  나왔지만, 오리지널 판본을 읽어보려고 이 책을 읽었다.

엮은이 이문영 작가가 머리말에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사람치고 김삿갓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김삿갓은 조선시대 실존인물로 본명은 김병연(金炳淵, 1807~1863)이고 방랑시인으로 불린다. 유머와 재치가 넘치고 시를 잘 지었던 선비다. 조선시대처럼 한문 공부를 많이 하고 운자를 내면 그 글자를 넣어 한시를 잘 짓는 사람이 인텔리켄차로 대접받는 시대를 살았다.

이 책의 부록으로 붙어있는 김삿갓이 방랑길에 나선 이유를 읽어보면, 가슴이 짠하다.  조선 순조 26년(1826년)에 영월 관아에서 열린 백일장에서 스무살 청년 김병연은 장원을 한다. 백일장의 시제(詩題)는 '論鄭嘉山 忠節死 嘆金益淳 罪通于天(가산 군수 정시의 충성스러운 죽음을 논하고,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 이를 정도였음을 통탄해 보아라) 였다. 그날 저녁에 어머니로부터 그가 실랄하게 비난했던 김익순이 바로 자신의 할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큰 충격을 받고 방랑자가 되었다. 당시 김병연의 장원 詩가 실려있다.

조선 순조 11년(1811)에 일어난 홍경래의 난 때, 가산군수 정시는 반란군과 싸우다 전사하였고,  선천부사 김익순은 반란군에 저항도 못하고 무릎을 꿇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것이 조정에서 문제가 되어 반란이 평정된 후 사형에 처해졌다.이 사실을 몰랐던 김병연은 할아버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시를 써서 장원을 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 짠하다.

김삿갓이 전국을 유람하며 남긴 한시를 바탕으로 구전되어 오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김삿갓의 지혜와 재치를 읽을 수 있어서 아주 재미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현대의 실 생활에서도 직접 응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조선말에 김삿갓은 무전여행을 한 셈이다.책을 읽다보면 지나가던 과객에게 식사를 제공하거나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일상이었던 것으로 보여서 인정 많던 고을 인심이 훈훈하게 느껴진다. 김삿갓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세대를 넘어 꾸준히 전달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재미있게 읽었고, 잠자리 등에 비치해 놓고 반복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