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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동피랑 벽화마을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6. 6. 20. 13:45

2026년 6월 13일(토)에 남파랑길 3구간(고성&통영  구간) 29코스를 걸으며, 경남 통영시 동피랑 벽화마을에 다녀왔다. 지난 2017년에 동피랑 벽화마을을 둘러본 후  9년만에 다시 찾게 되었다. 피랑은 벼랑, 절벽을 뜻하는 이 지방의 토박이말이라고 한다. 동피랑이란 동쪽에 있는 가파른 언덕이란 뜻이 된다.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동 중앙시장 뒤쪽 언덕에 있는 동피랑 벽화마을은 재개발계획 대신에 산비탈 마을에 벽화를 그려 유명해진 곳이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군선들이 정박했던 강구안을 바라보는 곳에 있다. 통영시는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개설되면서 접근이 쉽고 친숙한 도시가 되었다.
 


통영이라는 명칭은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통영성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이곳은 가야시대 소가야 영역으로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에 용남군과 거제군이 통합되어 통영군이 되었다. 1953년에 거제군이 분리되었고, 1955년에 통영읍이 충무시가 되면서 주변 지역이 통영군이 되었다. 1995년에 충무시와 통영군이 통합되면서 통영시가 되었다. 요즘도 가끔은 충무시라는 명칭이 들리는 곳이다.

통영에서 태어나신 박경리 선생은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첫장에서 통영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작은 항구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오가는 뱃길의 중간 지점으로, 사람들은 '조선의 나폴리'라 부른다. 그런 만큼  바닷빛은 맑고 푸르다. 남해도와 거제도가 가로 막고 있기 때문에 현해탄의 거센 파도도 잔잔해지는 통영은 사철 따뜻하여 매우 살기 좋은 곳이다." 요즘은 도시가 잘 정비되고 있어서 이태리 나폴리보다 더 아름다운 도시가 된 듯하다.

통영에는 임진왜란 이후부터 삼도수군통제영이 주둔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어장사업 등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양반들이 많아 자제들을 일찍 일본 등 타지역으로 유학을 보낸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유명한 분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소설가 박경리,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시인 청마 유치환, 시인 김춘수 등이 이곳 통영 출신이다.

▲수리중인 동포루

2000년대 중반 통영시는 동포루 복원 및 공원 조성을 위해 마을의 철거를 계획했으나,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따라 2007년 벽화 공모전이 열리면서 동피랑은 벽화마을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후 관광객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통영시는 마을 꼭대기의 일부 건물만 철거한 뒤 포루를 복원하였고, 전체 마을은 예술과 역사, 지역공동체가 공존하는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2007년 이후 2년 주기로 벽화 리뉴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적 감각을 반영한 벽화들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고 한다. 마을 골목길을 따라 다양한 예술작품이 펼쳐지며, 통영의 바다와 풍경, 지역문화와 전통을 주제로 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벽화들이 많이 달라져 있고, 작품을 그린 분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판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벽화마을로 들러서면 동양의 나폴리 통영과 실제 나폴리를 수채화풍의 그림으로 그렸다는 설명과 함께 '나폴리에서 통영 8950'이라는 송수찬 님의 작품이 있다. 통영에서 나폴리까지 거리가 8,950km라고 한다. 동피랑 벽화마을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지나면 강구안이 잘 보이는 곳에 가리비 의자가 있다. 중앙시장과 왕래하는 사람들을 그린 '피어나라! 함께하는 동피랑'도 멋지다. 시장 상인들을 실루엣으로 처리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실제 리어카 반쪽이 설치되어 있는 그림도 보인다. 언뜻보면 누가 폐 리어카를 여기에 버렸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설치미술이다. 오르막길에는 오징어게임 놀이판도 그려져 있고, 동피랑 하타요가원 간판 앞에는 할머니 한분이 앉아있는 조각상이 있다. 벽화마을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천사의 날개 그림도 있다. 골목에는 광고 그림도 한몫하고 있다.
     
벽화들을 구경하며 남파랑길만 따라서 올라가니 동포루가 가림막으로 가려져있다. 동포루는 이순신 장군이 통제영 동쪽에 설치한 포루이다. 기둥 보수작업중이라고 한다. 동포루를 구경하고 북쪽 언덕길로 내려가며 대형 벽화들이 보이고, 많은 사람들이 그린 벽화들을 길옆에 옹벽을 따라 전시하고 있는 뒷길을 따라 걸었다. 통영시 동문로로 내려가는 곳까지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서 눈이 즐겁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동피랑 벽화마을에서 바라보는 강구안도 멋지다.
 

▲중앙시장 쪽에서 올라가는 동피랑 벽화마을 입구
▲가리비 의자 - 인어공주가 앉았던 자리 같다.
▲수리중인 동포루
▲바오밤나무 밑에 앉아있는 어린왕자
▲꽃이 예쁘다 한들 너보다 예쁠까 - 멋진 멘트다

 

▲동문로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