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강신주 교수의 관중과 공자 - 패자의 등장과 철학자의 탄생를 읽다.

아진돌 2014. 12. 28. 15:29

20141225일에 강신주 교수의 관중과 공자를 읽었다. 이 책은 12권으로 기획된 제자백가의 귀환시리즈의 두 번째 책으로 패자의 등장과 철학자의 등장을 부제로 달고 있다. 이 책은 관중과 공자라는 서명에서 보듯이 일반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관중하면 포숙아를 생각하고 공자하면 맹자를 생각하는 일반인들에게 관중과 공자를 대등관계로 묶어 책이름을 삼았다.

 

강신주 교수는 프롤로그에서 관중과 공자라는 서명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관중과 공자의 사상을 꼼꼼히 검토해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공자가 관중으로부터 심대한 사상적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는 결과적으로 볼 때 공자의 철학이 관중의 정치철학에 대한 일종의 오독으로부터 탄생했다는 점이다”.

 

관중은 제나라 환공을 패자로 만든 현실주의적 정치가이다. 법가 사상의 원류로서 부국강병을 위해 민중을 직시하여 귀족층과 민중을 다 같이 정치 대상으로 보고 정치를 하였다. “관중은 결코 인본주의자나 민주주의자는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국가나 군주의 편에서 민중을 유기적으로 조직하여 국가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관중이 선택한 정책은 역설적이게도 민중이 삶에서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라고 말하는 강신주 교수의 탁월한 분석이 놀랍다.

 

편의 관중: 패자가 되는 방법에 이어 제 편은 공자: 중국 철학의 시작이라는 타이틀로 시작된다. 주나라의 예를 숭상하고 인을 정치철학으로 내세운 공자의 사상은 춘추전국시대의 모든 제후국의 군주들로부터 외면당한다. 이처럼 현실정치에 적용하기 곤란한 유가사상은 현실로부터 극적인 초연함을 유지하는 철학 사상으로 변신한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기술되는 중국 철학의 시작이라는 장을 읽을 때까지는 강신주 교수의 공자에 대한 예리한, 현재의 시각에서 보는 너무나 혹독하게 예리한 비판을 읽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독자들이 이처럼 불편한 마음을 갖고 공자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공자 철학에 대한 비판서이기도 하다.

 

() 나라때 통일 제국의 정치철학으로 유가사상이 채택되지 않았으면 오늘날의 공자의 위상은 없었을 것 같다. 유가사상이 군주와 귀족들의 정치철학으로 자리 매김한 배경을 읽고 나니, 한국사에서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국가의 통치철학으로 유학이 자리잡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언젠가 앞으로 중국이 새로운 사상가로 내세울 사람이 공자가 아니고 관중일 것이라고 했던 강신주 교수의 말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