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학(2014), 김일부의 생애와 사상, 대전: 상생출판.
2015년 5월 9일에 양재학 박사가 지은 『김일부의 생애와 사상』을 일독하였다. 정역(正易)이라는 새로운 역학(易學) 이론을 정립하신 一夫 김 항(金 恒)(1826-1898)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소책자 형태로 정리한 책이다. 一夫 선생은 본관이 광산(光山)이며, 조선말에 연산 땅에서 태어나셨다. 1826년 10월 28일 지금의 논산군 양촌면 남산면 담곡리(일명 당골) 대나무가 우거진 오도산(五道山) 기슭에서 태어나셨다.
一夫 선생은 54세가 되시던 1879년에 『주역(周易)』<說卦傳> 6장의 “神也者, 妙萬物而爲言者也”라는 글귀를 읽다가 문득 모든 것이 공자의 예시임을 깨닫고 정역 팔괘도를 그었다고 한다. 설괘전의 3장은 복희 팔괘도인 하도를 설명한 것이고 5장은 문왕 팔괘도인 낙서를 설명한 것이며 6장은 정역 팔괘도의 출현을 설명하고 있다. 소강절 선생은 설괘전의 3장은 복희 팔괘도, 5장은 문왕 팔괘도로 규정하였으나 6장의 내용은 언급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역의 대가인 주희마저도 제6장에 대해서는 “未詳其意” 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역 사상이 전해진 과정을 전해주고 있다. 1923년(癸亥)에 논산의 돈암서원에서 김장생과 김집 부자의 책을 발간하기 위한 대규모 편찬작업을 기획하였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여분의 목판(木板)이 남아 당시의 유림들이 2차 작업으로 『정역』을 판각하기로 결정하여 癸亥本 『正易』이 출판되었다고 한다(양재학, 2014: 47). 정역 사상이 조선말 후천개벽을 주장하는 신흥종교들의 이론에 머물지 않고 학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충남대 총장을 지낸 이정호(李正浩, 1913-2004) 박사의 공이 크다. 이정호 박사는 일부가 말년에 후학을 가르쳤던 자운대 계룡산 줄기인 국사봉 밑의 향적산방 옆에 머무르며 많은 학자들과 정역을 연구하면서 많은 저서와 논문들을 저술하였다. 이정호 박사의 저술들은 현재 아세아문화사에서 이정호 박사 전집으로 발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 당시 국사봉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을 이정호 박사를 중심으로 한장경, 이용희, 김근수, 백문섭, 류승국, 정성장, 육종철, 유남상, 권영원, 강병석 등과 뒤늦게 출입하기 시작한 한동석 등이 있다(양재학, 2014: 51)
이 책의 제1부 ‘정역의 창시자 김일부’에서는 일부 선생의 생애와 일화 등을 기술하고 있고 제2부 ‘정역의 핵심사상’에서는 정역에 대한 설명을 기술하고 있다. 지난 해에야 겨우 정역을 알게 된 나로서는 여기에서 정역 사상에 대해서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정역사상에 대한 포스팅을 할 수가 없는 입장이고 책의 내용을 몇 마디 옮겨 놓는 것도 무례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공자께서도 『논어』에서 예견하셨고 <설괘전>에서 언급하신 정역괘도에 대해서 공부해 보기를 권한다. 주역의 괘를 그린 복희 씨도 우리의 조상인 동이족이고 역을 완성시킨 정역의 출현도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졌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책의 출판사가 신흥종교의 출판사이지만 나는 종교와 관련없이 이 책을 사서 읽은 것이다. 책의 내용 중에는 1897년에 당시 27세의 청년 증산이 천하유력을 시작할 무렵에 72세의 김일부를 처음으로 만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일부 선생의 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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