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조계종 교구본사 순례

강원도 양양시 휴휴암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0. 8. 10. 09:32

2020년 7월 31일에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7번 국도 옆에 있는 휴휴암(休休庵)에 다녀왔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를 참배한 후 말사인 홍련암과 휴휴암을 답사하려고 계획하여 이동시간이 길어서 부득이 홍련암 답사는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최근에 지어졌지만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아지고 있는 휴휴암을 답사하기로 하였다. 무엇보다도 도반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석굴에 신묘장구대다리경에 나오는 보살님들에 대한 그림이 있고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 있다고 해서 휴휴암을 답사하였다.

    

휴휴암(休休庵)은 1995년에 홍법 스님이 기도 수행처를 찾아다니던 중에 자리를 잡고 세운 암자이다. 국도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고개를 넘어가면 작은 경내 주차장이 있다. 불이문(不二門)을 지나면 오른쪽에 굴법당(窟法堂)이 있고 정면으로 관세음보살을 모신 묘적전(妙寂殿)이 있다. 굴법당은 석굴 속에 불보살세계를 불화벽화로 그려놓은 법당이다. 굴법당 안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 법당에 앉아 신묘장구대다리니 21독을 포함하여 천수경을 일독하였다.

     

굴법당을 나서며, 신묘장구대다라니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는 휴휴암 달력에 반하신 도반이 달력을 구할 수 있는지를 물으니 홍법스님이 지으신 신묘장구대다리나해설집을 소개해 주셔서 나도 얼른 따라 샀다. 굴법당에 그려진 불화들과 함께 다라니에 대한 설명이 기술되어 있고, 휴휴암 조성 경위 등이 소개되어 있다. 기도를 통해 관세음보살을 친견하신 이야기 등 신비스러운 이야기들이 많다.

    

묘적전 맞은 편 해변가에는 관세음보살 입상이 있다. 우리나라 삼대 관음성지로 꼽히는 강원도 낙산사 홍련암, 여수 향일암, 남해 보리암의 관세음보살상은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달리 이곳 관세음보살님은 바다를 뒤로하고 중생들을 바라보고 계신다. 책을 들고 계시며, 옆에 지혜의 보살인 문수보살상을 같이 모시고 있어서 휴휴암에서는 지혜관세음보살이라고 칭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각종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자 기도하는 중생들의 마음을 헤아려 건립하신 것 같다.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참배객들이 뿌려주는 물고기 밥을 먹느라 바닷물 속에는 물고기들이 새까맣게 몰려 있는 특이한 광경이 있다. 또한 물고기 밥 주는 해변에서 해안가 절 뒤쪽으로 바다 쪽을 내려다보면 마치 관세음보살님이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바위가 보인다. 처음에는 이 바위를 찾느라 애를 먹었는데 방생 고기를 파는 곳에 걸려 있는 사진을 보고 찾을 수 있었다. 묘적전에 있던 청솔모가 알려준 관세음보살상 바위라고 한다. 부처상 오른쪽 절벽 위에는 목탁을 든 채 아래의 부처상을 향하여 합장하며 절을 하고 있는 스님의 형상을 띄고 있는 바위가 보인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봐야 그렇게 보인다.

    

묘적전 앞부터 관세음보살상까지 사이에는 대추나무가 심어져 있고 농업회사법인 대지농업(주)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처음에는 임대료를 내고 빌려 쓰던 땅이었는데 땅의 주인이 농업회사법인으로 넘어가면서 갈등을 빚었던 땅이다. 언젠가는 휴휴암에서 사야할 것 같다. 새로 터를 잡고 절을 세워서 이만큼 성장시킨 불사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동해안에서 홍련암과 함께 유명해진 휴휴암을 알게 되었다.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받아 기도하러 오는 중생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암자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