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황농문(2011). 『몰입, 두 번째 이야기』를 읽다

아진돌 2020. 10. 2. 15:04

황농문(2011).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 혁명 몰입, 두 번째 이야기』. 서울 : (주)알에이치코리아. 1판1쇄 발행 2011. 5. 6. 1판31쇄 발행 2019. 8. 9.

  

2020년 10월 2일 추석 연휴 동안에 황농문 교수의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 혁명, 몰입,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다. 지난 2020년 9월 17일에 첫 번째 『몰입』 책을 읽은 후 두 번째 책을 붙잡았다가 추석 연휴에서야 일독을 마칠 수 있었다. 첫 번째 책의 부제는 <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고, 두 번째 책의 부제는 <인생의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 혁명>이다. 첫 번째 몰입 책의 표지에는 “Think Hard!”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 두 번째 몰입 책의 표지는 “Think Harder!"이다. Prologue의 제목은 최고의 삶을 선사하는 두뇌활동법이다. 몰입은 불교의 수행방식인 화두선의 삼매와 상당히 유사하다. 이 상태에서는 지극히 행복한 감정을 느끼며, 평상시에는 떠오르지 않은 기적과 같은 영감이나 아이디어가 샘솟듯이 떠오른다고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제목의 첫 장에서는 저자의 행복론을 이야기하고 있다. 후회 없는 삶을 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죽음을 의식하지 않을 때는 생존 자체만을 위한 삶에 그치지만 죽음을 의식하면 후회 없는 삶을 추구하게 된다고 말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것에 대답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이다. 행복의 비법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추구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좋아함으로써 행복을 추구하라!’고 말하고 있다.

   

공학자답게 엔트로피 법칙을 도입하여 몰입을 설명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이 모든 법칙의 제1법칙이라고 말한 ‘엔트로피 법칙’ 즉, 어떤 일이 일어나려면 반드시 그것을 일으키는 구동력(driving force)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인연생기 즉, 인연법과 같은 이론이다. 엔트로피 법칙을 의식에도 적용하면 의식은 저절로 산만해질 수는 있지만 저절로 집중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반드시 집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말한다.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뇌가 위기상황 혹은 중대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게끔 해야 한다.

  

몰입은 종교적 영성과 동일하다는 것을 제시한 제5장에서는 종교적 활동시의 뇌의 작용 등을 설명하고 있다. 종교적 활동을 통해 위치와 방위를 판단하는 두정엽과 운동을 관장하는 후두엽이 연결된 부위가 비활성화되면 자신과 외부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 상태가 바로 자신이 외부 혹은 절대자와 일치되었다고 느끼는 영성 상태라는 가설을 소개하고 있다. 기도나 참선, 명상 같은 영성 활동도 고도의 정신집중상태이고 신호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두정엽의 비활성화는 외부로부터의 신호가 차단된 상태에서 모든 신호의 피드백이 내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뇌과학을 공부하여 얻은 결론은 종교적 감정은 몰입 상태에 있을 때 뇌에서 유도되는 도파민의 과잉 분비로 인해 생겨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 걱정만 하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걱정은 별로 하지 않고 오로지 문제 해결 방법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문제를 풀 때 자신감이 없을 때와 풀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을 때의 심리상태는 천지 차이라고 말하며, 몰입의 감정 변화를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으로부터 들은 참선 수행의 3대 요소와 비교하고 있다. 즉, 틀림없이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대신심(大信心), 생각하면 할수록 이상함을 느끼는 대의심(大疑心), 문제에 대한 분노심인 대분심(大憤心)이다. 몰입 상태에서 비상이 걸리는 것은 뇌의 일부분이지 신체 전체가 아니라고 말하며, 우리 뇌는 목숨을 건 전투를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온갖 종류의 아이디어를 끄집어낸다고 몰입을 통한 문제 해결에 대해 말하고 있다.

  

몰입과 엔트로피, 그리고 뇌과학에 대해서 기술한 제9장은 가장 흥미있게 읽은 장이다. 자연현상이나 생명현상이 예외 없이 자연법칙을 따르듯이 우리의 삶 역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법칙대로 흘러간다. 이 법칙 중의 하나가 바로 엔트로피 법칙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몰입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들에 대한 설명과 시냅스의 시간적 가중과 공간적 가중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이야기 하며, 조치훈 프로기사는 “나는 바둑 한 수 한수에 목숨을 건다.”라는 말을 소개한다. 프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필요한 곳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지만 아마추어는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흩뿌린다고 한다.

  

끝으로 마지막 부록에서는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답이 보이지 않은 문제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생각해서 해결하는 습관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어린 세대가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말로 끝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