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조계종 교구본사 순례

팔공산 파계사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0. 10. 6. 08:06

2020년 10월 3일에 대한불교 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답사계획에 따라 아홉 번째 답사지로 팔공산 동화사(桐華寺)를 둘러본 후 파계사를 찾아 갔다. 파계사(把溪寺)는 대구광역시 동구 파계로 741(중대동 7) 팔공산에 있는 절로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桐華寺)의 말사이다. 부인사를 둘러보고 찾아 가다보니 늦은 오후에 도착하였다. 사찰의 이름이 파계사라는 점이 궁금해서 꼭 와보고 싶었던 절이다.

  

안내 책자를 구하러 문화관광해설사 부스에 가서 어떤 점을 착안하여 보는 것이 좋겠냐고 물었더니, 고맙게도 아름다운 여성 문화해설관광해설사님께서 설명을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대웅전 앞까지 같이 이동하시면서 왜 파계사라는 이름이 붙은 것인지, 영조대왕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너무 너무 고마웠다. 나는 저녁 늦은 시간이라 마음이 급해 사진을 담느라 설명을 듣는데 집중을 못했는데 여간 미안하지가 않다. 돌아오는 길에 도반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해설사께서 열심히 설명하시는데 사진 찍는다고 돌아다녀서 도반이 더 미안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서야 내가 실례를 했구나하고 깨달았다. 이 자리를 빌려 해설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해설사께서 들려준 바에 따르면, 파계사(把溪寺)가 있는 지형에는 9개의 물줄기가 모여 파계사 앞의 저수지에 모인다고 한다. 파계(把溪) 즉, 물줄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대웅전 앞의 진동루(鎭洞樓) 역시 물줄기를 진압한다는 뜻으로 주로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영조대왕 탄생과 관련한 이야기도 들려 주셨다. 조선 숙종 임금이 어느날 대궐 속으로 승려가 들어오는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이 너무나 선명하여 신하에게 남대문 밖으로 나가 살펴보게 하였는데, 그때 그 자리에 파계사의 영원 스님이 계셨다고 한다. 영원 스님은 금강산 구경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한양 구경을 한다고 한양에 머물고 있다가 숙종의 부름을 받고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숙종은 기이하게 생각하여 영원선사에게 왕자 탄생을 위한 백일기도를 부탁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숙빈 최씨에게 태기를 보였고 그 이듬해에 후에 영조대왕이 된 왕자가 태어났다. 숙종은 크게 기뻐하며 영원선사에게 현응(玄應)이라는 호를 내렸다고 한다. 당시 유생들이 대웅전 앞까지 말을 타고 들어오는 등 무례한 짓을 하자, 숙종 임금에게 왕실 선대 임금의 위패를 모시도록 간청하여 유생들의 횡포를 막았다고 한다. 또한, 진동루를 짓고 하마비를 세워서 유생들의 횡포를 막았다고 한다. 지금도 파계사에는 현응대사의 비석과 부도, 영조대왕의 도포 등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사적기에 의하면 부인사는 804년(애장왕 5년) 동화사를 창건한 심지왕사(心地王師)가 창건하였고, 1605년(선조 38년) 계관(戒寬)이 중창하였으며, 1695년(숙종 21년) 현응(玄應)이 삼창하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encykorea.aks.ac.kr/)에 따르면, 숙종은 현응의 공을 높이 사서 파계사를 중심으로 둘레 40리에 걸쳐 나라에 내는 세금을 파계사에서 거두어들이라는 명을 내렸다. 그러나 현응은 이를 거절하고 선대 임금의 위패를 모시게 하여 달라고 청원하여 경내에 기영각을 짓고 선조·숙종·덕종·영조 네 분의 위령을 모심으로써 지방 유생들의 행패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때 세워진 대소인개하마비(大小人皆下馬碑)가 현재의 사적비 부근에 있으며, 영조가 11세에 썼다는 ‘玄應殿(현응전)’이라는 현판이 지금까지 성전암(聖殿庵) 법당에 걸려 있다. 또한, 1979년 6월 파계사 법당의 관음보살상을 개금할 때 불상 안에서 영조의 어의(御衣)가 나와 학계의 관심을 끌었고, 설화의 신빙성을 더해 주었다.

   

현재 기영각은 보수공사를 하느라 모두 해체되어 있었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원통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이면서 다포식 건물이다. 공포가 굵은 점이 특이하다. 원통전은 보물 제1850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원통전 안에는 보물 제922호인 건칠관음보살좌상(乾漆觀音菩薩坐像)이 봉안되어 있다. 응진전에는 불상과 함께 두 분의 보살과 16 분의 나한들의 조각상이 있다. 다양한 표정들을 하고 있는 조각상을 보는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