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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의 힘』을 읽다.

아진돌 2021. 7. 24. 09:33

로베르트 뮐러-그뤼노브 지음, 송소민 옮김(2020),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의 힘』, 서울 : 글담출판사, 초판1쇄 2020. 8. 25.

 

2021년 7월 18일(일)에 그동안 조금씩 읽어 오던 『마음을 움직이는 향기의 힘』을 읽었다.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자격을 취득하느라 공부할 때 접했던 향기와 아로마 치료법 등에 대해 공부하고자 읽게 된 책이다. 저자 로베르트 뮐러-그뤼노브(Robert Müller-Grünow)는 향기 콘셉트와 향 공학 분야의 개척자로 소개되고 있다. 책 표지에 쓰여져 있는 것처럼 인간관계부터 식품, 의료, 건축, 자동차 산업까지 향기는 어떻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목차의 번호 체계부터가 향기롭다. 일반적으로 제1부부터 시작하는 부 번호를 향수의 기본 구성인 Top Note, Middle Note, Base Note로 구분하고 있고, 각 부의 장(Chapter) 번호를 Scent로 구분하고 있다. 멋진 아이디어이다. 저자는 냄새는 인간의 뇌와 곧바로 연결된 유일한 감각기관으로 이 영역에서 감정이 형성되고 기억이 저장된다고 말하며, 사람들은 코와 코가 지닌 참으로 대단한 능력을 턱없이 평가 절하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25,000번 숨을 쉬고 12세제곱미터 이상의 공기를 들어 마셔 폐로 보내며, 숨을 쉴 때마다 수백만개의 냄새 입자가 코로 들어간다고 말하며 향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1부인 Top Note 향기와 인간에서는 향기와 관련된 우리의 생리적, 심리적 현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의 조직 형질이 서로 다를수록 상대방의 몸 냄새를 더 좋게 느낀다고 한다. 유전적 다양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여성들은 배우자를 구할 때 자신의 체취와 비교해 아주 많이 다른 체취를 가진 남성을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남성의 성적 흥분을 감소시키는 것은 여성의 눈물 냄새라고 한다. 재미있는 연구결과이다.

 

Middle Note에서는 향기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 ‘보스웰리아’라고 소개되고 있는 유향나무속(Boswellia 속) 나무에서 채취하는 유향(乳香), 오데코롱(Eau de Cologne, 퀼론의 물) 등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고 있고, 샤넬 No.5 등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클래식 향수 12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또한 향기의 세 단계인 Top Note, Middle Note, Base Note에 대한 설명과 냉침법, 증류법 등 천연향을 얻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인상 깊은 내용은 오늘날 대부분의 향수는 더는 천연오일을 사용해 만들지 않는다고 하며, 대신 천연오일과 동일한 합성 오일을 사용한다고 한다. 특히 동물보호 차원에서 동물성 향수 원료는 점차 합성원료로 대치되고 있다고 한다.

 

제3부에 해당하는 Base Note에서는 향기의 영향력을 기술하고 있다. 향기를 우리의 일상생활과 산업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관에서 향기의 활용, 슈퍼마켓에서의 향기의 활용, 자동차와 건축 등에서의 향기 활용 등 향기 산업의 영역들을 소개하고 있다. 향기 요법 즉, 아로마 세라피(Aroma Theraphy)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에게는 향기의 영향을 소개한 내용이 무척 흥미로웠다.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라벤더 향은 진정효과가 있고, 고추 향은 주변을 따뜻하게 느끼게 하고, 페퍼민트 향은 주변을 시원하게 느끼게 한다고 한다. 쇼핑몰에서 여름에 페퍼민트 향을 투입하자 실제 온도보다 평균 2-3도 정도 더 시원하게 느낀다고 한다.

 

아로마 세라피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한다. 동물 보호 및 식물 보호 차원에서 합성 향료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화학 제품들이 우리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어떻게 담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의 유전자 자원을 활용하여 향기를 개발하는 연구도 필요해 보인다. “나는 식물을 해치지 않고 향을 채집하려 한다”고 말한 스위스 화학자 로만 카이저(Roman Kaiser)의 말이 큰 감동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