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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루이스 다트넬 지음, 이충호 옮김(2020), 『오리진』을 읽다.

아진돌 2021. 7. 30. 16:22

루이스 다트넬(Lewis Dartnell) 지음, 이충호 옮김(2020), 『오리진-지구는 우리를 어떻게 만들었는가』, 서울 : 흐름출판(주), 초판1쇄 2020.9.20. 초판2쇄 2020.9.28.

 

2021년 7월 19일에 루이스 다트넬(Lewis Dartnell)의 『오리진』을 읽었다. 이 책은 저자 Lewis Dartnell이 2018년에 발간한 『ORIGINS』의 번역본이다. 지난 2021년 4월에 이 책에 대한 소개의 글을 읽고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원신흥 도서관에 갔다가 빌릴 수 있어서 하루 종일 시간을 내서 읽었다. 정역(正易) 공부를 하면서 하루의 절대 길이와 일년의 절대 길이에 영향을 주는 지구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 명리학을 공부하면서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다른 행성과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지구의 운동이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지적 관심에 많은 도움을 준 책이다.

 

지구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라는 말로 시작하는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나는 지구가 우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탐구하려고 한다. 우리는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문자 그대로 지구로부터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프롤로그 끝에서 저자는 인류의 진화를 이끈 지구의 과정들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글을 열고 있다. 저자는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교수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이 책은 판구조론을 기반으로 하는 지질학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인류의 탄생부터 인류의 진화와 이동이 지구의 지질학적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인문지질학 또는 지질인문학에 가까운 책이다.

 

저자는 우리의 진화를 낳은 궁극적인 원인은 판구조론에서 말하는 판들의 운동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우리의 선조들이 아프리카에서 퍼져나간 원인으로는 기후 변동을 들고 있다. 약 10만년의 주기로 지구의 공전 궤도가 목성과 토성 등에 영향을 받아 타원형으로 변화하고, 약 4만 1000년을 주기로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가 22.2도에서 24.5도 사이로 변화하며, 2만 6000년의 주기로 지구 자전축이 선회하는 세차운동이 일어난다. 이를 밀루틴 밀란코비치(Milutin Milankovic) 주기라고 하며 위의 세 가지 원인으로 지구의 기후 변동이 일어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 변동은 약 80만 년마다 한번씩 일어나는 데 최근에 극심한 기후 변동이 일어난 세 시기는 270만〜250만 년 전, 190만〜170만 년 전, 110만〜90만 년 전이라고 한다. 새로운 호미닌종이 출현하거나 멸종한 시기는 바로 습한 기후와 건조한 기후가 요동한 이 시기들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인류의 모계 조상을 아프리카에 살던 미토콘드리아 이브라고 부르는 데, 이는 우리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어머니의 난자로부터만 물려받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라비아 반도에서 남 유라시아 해안을 따라 중국까지 인류가 확산해간 평균 속도는 1년에 0.5km라고 한다. 아프리카에서 살전 호미닌종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며 유라시아와 육지로 연결되어 있던 베링 해협을 건너 북미와 남미까지 이동한 것을 소개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인류 진화를 도운 생물지리학적 환경을 소개하고 있다. 지구는 2만년 전부터 1만 5000년 전까지 밀란코비치 주기들의 리듬이 겹치면서 북반구 기후가 또 다시 따뜻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간빙기에 접어들면서 기원전 1만 1000년 경에 얼음이 녹은 물들이 육지에 천연댐으로 갇혀있다가 이 댐이 터지면서 대홍수가 일어넜다고 한다. 성경 등에 언급되고 있는 대홍수에 대한 기록이 어쩌면 이때의 홍수가 아닌가 추측해 보았다.

 

제5장부터는 광물, 철, 석탄과 석유 등이 인간 사회의 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요즘 이상 기후의 원인으로 이슈화가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와 관련해서도 흥미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약 45%나 높다고 한다. 현재 인류 문명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속도는 적어도 지난 6천만 년 동안의 지질학적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 보기 어렵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가장 비슷한 자연적 배출은 팔레오-이오세 최고온기(PETM, Paleocene-Eocene Thermal Maximum)에 일어난 것을 꼽을 수 있는데 세계 평균 기온이 오늘날보다 5-8도 더 높았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에너지원으로 핵융합 에너지를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한바퀴 빙 돌아 출발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햇빛 에너지를 이용하던 초기의 농경사회에서 시작하여 핵융합로 안에 소형 태양을 설치해 그 에너지를 이용하는 단계로 이행하면서 중간 단계들을 싹 없애버리기 때문이다”라는 저자의 지적은 인상적이다. 오행 측면에서 볼 때 문명은 탄허 스님께서 미래를 예견하셨듯이 木克土 -> 金克木 -> 火克金 -> 水克火 -> 土克水로 이어지는 흐름을 타고 있다. 탄허 스님의 책을 읽고 지난 번에도 이야기 한 말이지만, 구석기 시대인 土의 시대에서 신석기 시대인 木의 시대를 지나 20세기까지의 金의 시대를 거쳐 석유 시대인 火의 시대를 지나 수소 시대인 水의 시대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