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조계종 교구본사 순례

송광사 불일암과 무소유길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2. 1. 9. 18:09

2022년 1월 1일(토)에 대한불교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답사계획에 따라 대한불교 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松廣寺)를 둘러보고 산내 암자인 불일암(佛日庵)에 참배한 후 법정 스님께서 송광사까지 걸어다니셨다는 무소유길을 따라 걸어 내려왔다. 불일암에는 법정 스님의 사리가 묻혀 있는 후박나무가 있다.

 

불일암은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안길 100(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43)에 있다. 고려시대 자정국사가 세운 자정암 폐사터에 법정(法頂, 1932〜2010) 스님께서 1975년 중건하여 불일암이라는 편액을 걸고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지낸 곳이다. 야트막한 언덕 위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남향 기와집이다. 불일암은 작은 법당과 요사채 그리고 그 앞 마당에 텃밭이 있는 작은 암자이다. 송광사에서 불일암으로 30여분 올라가는 길을 무소유의 길이라 부른다. 이 길을 따라 참나무 숲길과 편백나무 숲길, 대나무 숲길을 지나간다.

 

법정(法頂) 스님은 무소유 사상과 맑고 향기롭게 살아가기 운동으로 유명하신 스님이시다.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전남대 상과대학 3학년 때인 1954년에 출가하여 디음 해에 효봉(1888-1966)의 제자로 사미계를 받고 지리산 쌍계사에서 정진하셨다. 다음 백과(https://100.daum.net/)에 소개된 글에 따르면, 1960년대 말 봉은사에서 동국역경원의 불교경전 번역작업에 참여했다. 이후 〈불교신문〉 편집국장, 역경국장을 지내다 송광사 수련원장, 보조사상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불교경전 번역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하여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에 본래의 수행승으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을 지어 혼자 지냈으나, 또다시 사람들이 찾아오자 1992년 제자들에게조차 거처를 알리지 않고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혼자 지냈다. 1993년 시민운동단체인 '맑고 향기롭게'를 만들어 소리없는 나눔을 실천했으며, 1996년 성북동의 요정 대원각을 기부받아 1997년 12월 길상사를 개원한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대중법문을 해왔다. 폐암으로 투병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마지막까지 무소유의 삶을 실천했다. 사후에 '더 이상 책을 출간하지 말라'는 유언에 따라 그의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들이 모든 책을 절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