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대전광역시 이모저모/대청호 오백리길

[1차 대청호 오백리길 걷기] 9구간 지용향수길(석호리 진걸 선착장-옥천 교동리 구읍내)

아진돌 2022. 5. 3. 19:10

□ 산행 개요

   o 산 행 지 : 1차 대청호 오백리길 걷기 제9구간 지용향수길(석호리 진걸 선착장-옥천 교동리 구읍내)

   o 산행일자 : 2022년 4월 24일(일)

   o 교 통 편 : 출발-옥천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14번 시내버스/국원리(보건지소앞) 하차

                     귀가-옥천교육청 정류장에서 대전 607번 시내버스/판암역 하차

   o 산행 요약 : 국원리-진걸 선착장-육영수 여사 생가 6시간(점심시간 30분 포함)

   - 국원리(보건지소앞) 정류장(09:15) -> 돌거리고개 갈림길(09:27) -> 청풍정 입구(09:47) -> 진걸 선착장(10:10) -> 청풍정(10:50 도착/11:05 출발) -> 돌거리고개 갈림길(11:26) -> 국원리 버스정류장(11:47) -> 37번 국도 교각 밑(12:00) -> 신촌리 임도 입구(12:02) -> 나무화석 쉼터(12:21)(점심식사후 출발12:51) -> 며느리재Ⅰ(12:56) -> 며느리재Ⅱ(13:00) -> 수변전망대 방향/마성산 방향 갈림길(13:08) -> 늘티산성(13:12) -> 마성산(14:02) -> 섯바탱이 고개(14:26) -> 교동저수지옆 흔들의자(15:02) -> 육영수 여사 생가 뒷담(15:08) -> 육영수여사 생가(15:13 도착/15:39 출발) -> 옥천향교(15:41 도착/15:56 출발) -> 구읍 보호수(15:56) -> 옥천 옥주사마소(16:09) -> 정지용 생가(16:16 도착/16:31 출발) -> 옥천 향수공원(16:53 도착/17:02 출발) -> 옥천교육청 버스정류장(17:12)

 

□ 산행 후기

2022년 4월 24일(일) 대청호 오백리길 제9구간 지용향수길을 다녀왔다. 제8구간은 석호리 돌거리 고개에서 끝나지만 제9구간은 석호리 진걸 선착장에서 시작한다. 진걸 선착장까지는 옥천 시내버스가 다니지 않으므로 국원리(보건지소앞) 정류장에서 내려 석호리 진걸 선착장까지 들어갔다가 나와야 한다. 국원리(보건지소앞) 정류장에서 시작하여 진걸 선착장까지 갔다가 청풍정을 둘러보고 국원리까지 나오는 데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갔던 길을 다시 도로 걸어 나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걷기로 마음먹고 시작한 대청호 오백리길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걸었다. 양쪽으로 보이는 대청호 경치를 구경하는 것이 좋고 청풍정과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아깝지 않다.

 

국원리 보건지소 앞 정류장에 가기 위해서는 옥천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매시 정시에 출발하는 안남 방향 시내버스를 타야한다. 오늘은 한 시간 일찍 출발하여 옥천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09시 정각에 출발하는 14번 옥천 시내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37번 국도 교각 밑을 지나고 37번 국도로 연결되는 국원리 교차로를 지나면 하차 버튼을 눌러야 한다. 오늘은 버스에서 정류장 안내 방송이 없어 불편했다.

 

제9구간 시발점인 석호리 진걸 선착장까지는 포장도로를 따라서 걸어야 한다. 선착장 근처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고 카페와 펜션도 있다. 넓은 호수를 바라보면 바닷가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40여분을 걸어 나오면 왼쪽으로 청풍정이 보인다. 왼쪽 길로 접어들면 정면 1칸 측면 3칸의 정자를 만난다. 1995년 11월부터 1996년 5월까지 복원공사를 했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대청호에 수몰되지 전에는 경치가 좋은 절벽 위에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조선말에 김옥균이 내려와 있었다는 이야기와 같이 지내던 기생이 절벽 아래로 투신하였다는 일화를 알려주고 있다. 청풍정(淸風亭)이라는 현판은 안쪽에 걸려 있다. 지금의 위치도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제 9구간에서는 가장 멋진 풍경인 듯하다.

 

국원리 보건지소 앞 정류장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나와 다시 안남에서 옥천으로 가는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면 새로 건설된 37번 국도에 진출입하는 국원리 교차로를 지난다. 구 도로를 따라 옥천 쪽으로 진행하면 37번 국도 밑을 지난다. 37번 국도의 교각을 지나면 8구간 신촌리 팻말이 있다. 왼쪽으로는 마성산 방향을 가르키고 있는데, 막상 이정표대로 갈 수 있는 임도가 안 보인다. 새로 집이 신축되면서 임도 입구가 없어진 것 같다. 마침 개짓는 소리에 집주인 어른이 나오셔서 100여 미터 전방에 보이는 개천 옆 시멘트 포장 임도로 들어가라고 알려주셨다. 임도를 따라 들어가면 마성산 방향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는 임도와 만난다. 임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면 옥천군에서 설치한 야생동물 피해예방시설로 지어진 철조망 울타리와 철조망 대문을 만난다. 사유지처럼 보여서 움칫움칫하게 되지만, 임도에서 만난 어르신의 설명에 따라 문 안쪽으로 들어가면 산 쪽으로 출구가 있고 며느리재로 가는 임도로 올라가게 된다.

 

며느리재 조금 못 미친 곳에는 비석과 같이 세워진 바위와 평평한 바위를 만난다. 자세히 보니 두 바위 모두 나무화석처럼 보인다. 저절로 앉아서 쉬었다 가도록 길손을 부른다. 평평한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산길을 따라 직진으로 올라가면 며느리재Ⅰ 이정표를 만난다. 장계대교로 가는 제10구간 이정표가 같이 붙어 있는 것을 보면 이곳이 9구간과 10구간이 만나는 길인가 보다. 날망에서 마성산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조금 진행하면 며느리재Ⅱ를 만난다. 며느리재에 관한 옥천문화원의 자료에 따르면, 비가 오던 날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고개를 넘던 중 며느리 몸에 옷이 달라붙자 딴 마음을 먹은 시아버지를 피해 며느리가 계곡 아래로 몸을 던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있다고 한다.

 

계속 진행하면 마성산 방향 안내판은 없고 국원리 방향과 수변전망대 방향 안내판만 붙어 있는 이정표를 만난다. 이곳이 가장 헷갈리는 갈림길이다. 마성산 방향은 직진 방향이므로 왼쪽 수변전망대 길로 가지 말고 직진해야 한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늘티산성 안내석을 만난다. 이 길에는 대창호오백리길 안내판이 두세 개 보여서 길을 제대로 왔구나라고 안심시켜 준다. 산길을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해발 409미터 마성산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옥천 읍내가 내려다보인다. 산 정상에는 모든 나무들을 베어버려 전망은 좋으나 쉴만한 그늘이 없는 것이 흠이다.

 

마성산에서 이정표를 따라 육영수여사 생가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하산하면 된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른 길이지만 길옆으로는 분홍철죽꽃과 물푸레나무꽃이 눈을 즐겁게 한다. 중부지방에서 보기 쉽지 않은 분홍철죽꽃이 많이 피어있는 것이 특이하다. 내려가다 보면 섯바탱이 고개라는 이정표를 만난다. 섯바탱이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옥천문화원의 소개에 따르면, 나무지게(섶)을 지고 가다 한번 쉬어간다(바탱이)는 설이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섯바탱이 고개를 지나면 마루금 대신 산 옆으로 지나는 편안한 길을 걷게 된다. 한참을 걷다보면 교동저수지가 우측에 나타난다. 교동 저수지 옆의 능선을 따라 걸으면 최근에 설치한 흔들의자도 있다. 의자에 앉아 저수지의 멋진 풍경을 구경하고 내려가면 육영수여사 생가 뒷담에 닿게 된다.

 

육영수 여사 생가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복원 공사를 마치고 2011년 5월에 개관하여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조선시대 사대부 건축의 구조를 잘 보여주는 곳이라고 한다. 육영수 여사가 출가 전까지 거쳐했던 방을 보면 소박하게 작은 점이 눈에 띈다. 8구간을 트레킹하면서 이곳을 구경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육영수 여사 생가를 나와 구읍 쪽으로 내려가면 옥천향교가 있다. 홍살문과 하마비와 2층 누각으로 지어진 명륜당 사이에는 길 양쪽으로 많은 민가들이 들어서 있다. 전학후묘 형식의 건물 배치이고 명륜당의 크기를 봐서는 원래 향교 땅이었을 텐데 어쩌다 민가들이 이처럼 자리 잡았는지 알 수가 없다. 통상 명륜당 앞 양쪽에는 동재와 서재가 있었을 텐데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문묘 영역에는 대성전과 동무, 서무가 있다. 이층 누각으로 지어진 명륜당의 2층 양쪽 한 칸씩은 온돌방을 마련한 것이 특이하다. 2층 누각에 온돌방을 들이다 보니 구들장 아래쪽에 아궁이가 설치되어 있는 특이한 구조이다. 내 기억으로는 처음 보는 구조이다.

 

옥천 향교에서 더 내려가면 옥천옥주사마소라는 곳이 있다. 지방 고을의 생원과 진사들이 모여 친목과 학문, 정치, 지방 행정의 자문 등을 논하던 곳이라고 한다. 옥천읍에서는 이 지역을 구읍(舊邑)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이곳에 관아도 있었고, 사마소, 향교 등이 있었으므로 중심지였던 곳이다. 경부선 철도가 건설될 때 이곳에 살던 양반들의 반대로 옥천역이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지면서 역 근처가 신읍으로 성장하고 이곳은 구읍이 되었다고 한다. 충남 공주의 양반들이 철길이 지나는 것을 반대하여 대전에 역이 건설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던 공주시의 사정과 비슷하다.

 

8구간의 종착점은 구읍이다. 구읍에서 마지막 구경거리를 정지용 생가이다. 마침 집 뜰 안에는 아그배나무꽃이 만발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었고 정지용 문학관 입구의 화단에는 울긋불긋한 연산홍이 만발하여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8구간 트레킹을 마치고 죽향리 버스정류장까지 걸어나와 옥천시내버스를 기다리다가 언제 올지 몰라 신읍으로 가서 607번 대전 시내버스 타는 곳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입구에 있는 향수공원도 구경하고 옥천군청도 구경하면서 옥천중학교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대전 시내버스를 타고 귀가하였다.

 

제8구간 지용향수길은 처음 시작할 때 염려했던 것과는 다르게 길을 잃을 염려는 없는 구간이다. 국원리에서 진걸 선착장까지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 흠이지만 즐겁게 걸을 수 있는 코스이다. 8구간에서 길을 찾는데 조심해야할 지점은 두 곳이다. 첫째로 국원리 보건지소앞 버스 정류장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걷다가 신촌리 삼거리에서 마성산 방향으로 들어서는 임도 입구를 찾는데 헷갈릴 수 있다. 이정표가 서있는 곳에서는 임도로 들어갈 수가 없어 당황하게 되지만, 100여 미터 전방에 산 쪽으로 들어가는 시멘트길이 보이므로 조심하면 된다. 옥천군에서도 이정표를 새로 난 임도 입구로 옮겨 주면 좋을 텐데 아쉬웠다. 두 번째는 며느리재Ⅱ를 지난 후 마성산 방향 표지가 없이 수변전망대 표지만 있는 곳에서 헷갈릴 수 있다. 마성산 방향은 직진 방향이므로 왼쪽 수변전망대 길로 가지 말고 직진해야 한다. 셋째는 종착점이 구읍으로만 표시되어 있어서 애매모호하다. 지도상으로는 정비용 생가에서 다시 육영수 생가를 지나 10구간이 끝나는 안터교까지 가도록 되어 있으나 구간 표시에서는 구읍에서 끝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나는 10구간을 마치고 안터교에서 이곳 구읍까지 걸어 나올 것을 생각하고 생략하였다. 석호리 청풍정에서 구경하는 대청호와 육영수 여사 생가, 옥천 향교, 옥주사마소, 정지용 생가, 정지용 문학관 등 문화관광지와 옥천 전통문화체험관 등을 둘러 볼 수 있는 구간이라 추천할 만한 구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