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행복찾아 가본곳

봉정암에서 기도를 드리다.

아진돌 2022. 6. 25. 18:57

2022년 6월 18일에 강원 인제군 북면 백담로 1700(용대리 산12-21)에 있는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에 올라가 1박 하며 기도를 드렸다. 예전에 백두대간을 종주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봉정암에 들르는 것을 포기했었고, 한계령에서 소청-봉정암-백담사로 넘어가는 산행 길에는 너무 힘들어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사리탑을 참배하지 못했다. 오늘에서야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과 8대 적멸보궁을 모두 참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대전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봉정암에 도착하였다.

 

봉정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인 백담사(百潭寺)의 부속 암자이다. 대표적 불교 성지인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 중의 하나로 불교 신도들의 순례지로도 유명하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http://encykorea.aks.ac.kr/ )에 소개된 봉정암 소개글에 따르면, 봉정암은 643년(선덕여왕 12년)에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가지고 귀국하여, 이곳에 사리를 봉안하고 창건하였다. 그 뒤 677년(문무왕 17)에 원효(元曉)가, 1188년(명종 18)에 지눌(知訥)이 중건하였으며, 1518년(중종 13)에 환적(幻寂)이 중수하였다. 1548년(명종 3)에는 등운(騰雲)이 중수하였고 1632년(인조 10)에는 설정(雪淨)이 중건하였다. 암자 이름을 봉정이라고 한 것은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鳳頂)이 이곳에서 수도하였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봉정암 홈페이지(http://www.bongjeongam.or.kr/ )에 따르면, 6·25 한국전쟁 때 오층 석탑을 제외한 모든 당우가 불에 탔고 1960년 법련스님께서 천일기도 끝에 법당과 요사체를 마련하였으며, 1985년부터는 6년여에 걸쳐 본격적인 중창 불사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결과로 청기와로 단장한 정면 5칸의 적멸보궁을 비롯하여 일주문, 해탈문, 산신각, 요사채, 석등 등이 건립되었다고 한다.

 

예전에 법당이었던 당우에 앞을 달아 내어 지금은 공양간으로 쓰고 있었고, 바로 뒤에는 구법당으로 불리는 적멸보궁이 있고 범종각이 있다. 오른쪽에는 적멸보궁이라는 한글 현판을 달고 있는 신법당 적멸보궁이 있고, 종무소가 있는 전면 9칸 당우는 전국에서 스님들이 단체로 모시고 오는 불자들의 숙소로 쓰이고 있었다. 지금도 법당 앞에는 불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세면장 아래 옆으로는 문수전과 전법동이 있다. 문수전에는 여성 불자들의 숙소로 배정되고 전법당은 남자 불자들의 숙소로 배정되고 있었다. 저녁 예불 때 주지스님의 말씀으로는 올해 안에 한전의 전기가 들어온다고 한다. 지금은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법당 옆 바위 위에는 보물 제1832호로 지정된 봉정암 오층석탑이 있다. 이 탑은 자장율사께서 사리를 봉안하였던 때보다 훨씬 후대의 양식을 띠고 있어,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기단부를 따로 조성하지 않고 자연의 암반 위에 그냥 탑신을 안치하였으며, 탑신 자체는 잘 정제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5층석탑이다. 적멸보궁 중에서도 이곳 오층석탑에는 부처님의 뇌사리가 봉안되었다고 하여 불뇌보탑(佛腦寶塔) 또는 불뇌사리보탑(佛腦舍利寶塔)이라고 한다. 야간에는 황금색 조명으로 밝히고 있었다. 새로 지은 적멸보궁에서는 황금색으로 빛나는 사리탑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릴 수 있다.

 

봉정암에서는 저녁 7시, 9시, 11시와 새벽 1시, 3시 등 두 시간 간격으로 기도 예불을 올린다고 한다. 저녁 7시에 적멸보궁에서 열린 법회에 참여하여 천수경 독경과 오분향레(五分香禮)를 올리고 석가모니 정근을 행하였다. 저녁 9시에 올리는 예불에서는 신묘장구대다라니 10독과 함께 천수경 독송이 있었고, 주지스님께서 법문을 해주셨다. 철야 기도를 하라는 말씀을 들었지만 밤 11시경에는 숙소로 내려왔다. 숙소에서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누워 잠 들어 있어서 드러누울 자리가 없었다. 겨우 비집고 누워 잠을 청했으나 사람들의 코 고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겨우 겨우 눈만 붙이고 3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새벽 4시에는 사리탑에 올라가 봉정암 야경을 담고 참배도 하였다.

 

안내문에는 아침 공양이 5시 20분이라고 했으나, 단체 등산객을 위해 밥과 미역국이 마련되어 있어서 등산객들은 새벽 3시반부터 식사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사시예불을 올리고 하산할 생각이었으나, 봉정암에서는 사시예불이 없다고 해서 6시경에 하산을 시작하였다. 봉정암에서 하루를 보내면서 모든 잡념들이 사라진 듯한 체험을 하게 되어 잠을 설쳤지만 별로 피곤하지가 않았다.

 

봉정암 참배를 마침으로써 5대 적멸보궁 참배를 모두 마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5대 적멸보궁은 경상남도 양산시 영축산 통도사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월정사 중대(中臺) 사자암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동면 고한리의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과 이곳 강원도 인제군 북면 설악산 봉정암 적멸보궁이 해당한다. 정암사 적멸보궁은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서 통도사의 것을 나누어 봉안한 것이다. 나머지 네 곳의 사리는 신라 때 자장율사(590-658)가 당나라에서 귀국할 때 가져온 불사리 및 정골(頂骨)을 직접 봉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대 적멸보궁 외에 대구 비슬산 용연사 적멸보궁, 구미시 태조산 도리사 적멸보궁, 고성 금강산 건봉사 적멸보궁을 더해서 8대 적멸보궁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