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히데키(和田秀樹) 지음, 정승욱·이주관 옮김(2022),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서울: 지상사(청홍), 1판1쇄 2022.6.22.
2023년 8월 28일에 와다 히데키(和田秀樹)가 지은 『70세가 노화의 갈림길』을 읽었다. 이 책은 「젊음을 지속하는 사람, 단번에 늙어버리는 사람의 차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100세 시대라고들 이야기하는 수명연장 시대에 70대에서의 건강관리가 향후 80세 이후의 건강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쓴 책이다.
일본인 저자들이 쓴 건강 책들은 서구 의학지식에 세뇌되어 있는 우리에게 약간의 충격을 주는 내용의 책이 많다. 건강은 유전과 체질, 식습관과 환경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으며, 체질에 따라 차이가 많다는 점을 인정할 때, 다소 과잉 일반화된 의학 상식들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도 크게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과잉 일반화가 갖는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내용이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이 책은 30년 이상 의료현장에서 고령자를 보살펴 온 정신과 전문의로서, 70대 나이에 주목해 지금까지의 임상경험, 관찰경험을 토대로 습득한 삶의 방법의 힌트를 드리고자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다. 식습관과 체질상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슷한 일본인 고령자들을 관찰하면서 얻어진 지혜라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간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몇 가지를 간추려 보면, 80세가 넘으면 늙어간다. 70대는 늙음과 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이 시기의 매일 매일 노력이 이후에 찾아올 80대의 모습을 크게 좌우하게 된다. 70대는 의욕적으로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사용하지 않으면 금방 간병이 필요한 고령자가 되어 버릴 위험이 있다.
제2장은 노화를 늦추는 70대 생활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 목차에 기술된 키워드들만 보아도 저자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다. 첫째로 주장하는 바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은퇴하면 안된다. 일하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최고의 보약”이라고 한다. 또한, “늙을수록 고기를 먹어라.”라는 주장은 동물성 지방이 심혈관 계통에 안 좋다고 주장하는 잘못된 미국의 의학지식을 비판한 『식욕의 과학』의 저자 앤드류 젠킨슨 박사의 의견과 같다.
제3장은 의사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고령자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말을 하면서 ‘모르면 수명이 단축되는 70대 의료기술을 다루는 법’을 기술하고 있다. 서양인은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높지만, 동양인들은 암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혈압과 혈당 및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추는 식사 제한은 동맥경화를 방지하기 위한 서양인들에 대한 처방이라고 말하며, 암 예방을 위해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맛있는 것을 먹고 면역력을 높이라는 권고는 공감이 간다. 특히 장수하고 싶으면 다이어트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크게 동의한다.
이 책은 직업을 갖고 있다가 은퇴하는 사람들을 주요 독자 대상으로 하다 보니, 남성 위주로 이야기가 풀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주부로서의 일에서 은퇴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만, 주로 남성을 대상으로 쓴 책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두 분의 역자가 번역한 책이다. 일본 특파원을 지낸 분이 아마 제1장을 번역한 것 같고, 나머지 장은 한의사이신 분이 번역한 것이 눈에 띈다. 제1장은 신문 기사처럼 간결한 단문 위주로 번역된 것이 느껴진다.
주변의 70대분들과 60대 후반 분들에게 꼭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람의 건강은 유전과 체질, 식습관과 환경 요인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으므로,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언급이 없이 심하게 말하면 과잉 일반화의 위험을 안고 있는 책이라는 점은 꼭 고려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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