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1(토) 금오산 등산하면서 경북 구미시 남통동 산33 번지에 위치한 마애여래입상(磨崖如來立像)과 오형(烏亨)돌탑을 둘러보았다. 금오산 정상을 먼저 올라갔다가 약사암을 둘러보고 약사암 화장실 옆으로 나 있는 길로 가면 만날 수 있다. 절벽의 바위면을 깎아 만든 높이 5.5m의 고려시대 마애여래입상으로, 암벽의 모서리 부분을 중심으로 양쪽에 입체적으로 조각된 특이한 구도를 보여준다.
문화재청의 문화유산포탈에 소개된 자료에 의하면,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은 금오산 정상 북쪽 아래의 자연 암벽에 조각되어 있으며, 높이는 5.5m이다. 자연 암벽 모서리의 튀어나온 부분에 좌우를 나누어 입체적으로 불상을 조각했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 입상은 크게 광배(光背), 불신(佛身), 연화 대좌(蓮華臺座)의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배는 불상을 뒤에서 감싸는 빛을 표현한 것이며, 불신은 불상의 물체, 연화 대좌는 불신을 모신 연꽃 장식의 자리를 말한다.
이 불상은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눈매가 가늘고, 입이 작아 신라 시대의 불상과 다르다. 손은 중생들의 소원을 모두 성취하게 해 준다는 여원인(與願印) 자세를 하고 있다. 여원인(與願印)은 왼손을 내려서 손바닥을 밖으로 향하게 한 손 모양을 말한다. 아래로 축 쳐진 귓불과 길게 조각한 팔과 넓은 손바닥이 어색할 정도이나, 무언가 소원을 빌며 바위를 다듬은 장인의 간절한 소원을 느낄 수 있다.
얼굴은 비교적 원만하고 부피감도 있지만, 가는 눈과 작은 입에서 신라시대의 마애여래입상과는 다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어깨나 팔의 부드러운 굴곡은 얼굴에 어울리는 형태미를 묘사하고 있어서 상당한 수준의 조각가에 의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오른손이나 지나치게 큰 왼손, 둔중하게 묘사된 두 발, 경직된 U자형의 옷주름 등에서 신라시대보다 둔화되고 위축된 고려시대 조각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불상이 딛고 서 있는 반원형의 연꽃 대좌(臺座)와 부처의 몸 전체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光背)에서도 나타난다.
이 마애여래입상은 얼굴·신체·옷주름·광배 등에서 신라시대 보살상보다 형식화가 진전된 고려시대의 마애여래입상으로 볼 수 있다.(인용자료: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 구미 금오산 마애여래입상)
마애보살입상을 지나 조금 내려가면,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왔던, 한 할아버지가 죽은 손자를 위해 만든 돌탑들과 돌조형물들이 있다. 뇌병변 장애로 인해 단 하루 학교를 가보고 10살에 패혈증으로 사망한 손자를 위해 쌓았다고 한다. 금오산의 오(烏), 손자 이름 형석(亨錫)에서 형(亨)을 따서 오형(烏亨)돌탑이라고 하였다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코팅된 종이에 오형탑의 유래를 적은 안내문과 길안내 팻말도 세워져 있는 등 나름 금오산의 명물이 되었다. 작은 글씨로 쓰여있는 화살표를 따라 내려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인터넷에 회자하는 이야기로는 개인이 만들고 역사도 깊지 않다보니 구경하려면 제법 위험한 곳도 있는데 몇몇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미시가 안전조치 등에 대해 묵묵부답이라고 한다. 멋지고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많은 돌탑의 아름다움을 보면서도, 장애인 손자를 잃은 할아비지의 마음을 생각하니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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